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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상 그 첫 번째

by Sik.K 2023. 1. 17.

나는 게임을 좋아한다. 언제부터였을까?

 

아마 초등학교 시절 아버지가 사오신 윈도우 98이 설치된 그 뚱뚱한 모니터의 컴퓨터를 다루게 됐을 때부터일 것이다.

 

그 시절의 나는 막 시작했던 바람의 나라라는 게임이 너무 재미있어 학교에서 돌아오면 곧장 바람의 나라를 했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아직 전화선으로 컴퓨터 인터넷을 사용하던 시절이라 한 달 전화 요금이 수십 만원이 나와 어머니께 혼쭐이 나며 등짝을 맏곤 했다.

 

그러다가 바람의 나라가 레벨 20을 넘기면 정액제로 바뀌는 바람에 20 밑의 캐릭터만 수십 개를 키우곤 했었다.

 

그 이후에 즐기게 된 게임은 같은 맥락의 일랜시아와 어둠의 전설이었다.

 

남들 다 하던 스타크래프트는 뭔가 손이 가질 않았다.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지 않아서 그럴 지도 모른다. 이후에도 RTS나 피지컬이나 순간 판단이 필요한 FPS 같은 게임은 오래 하지 못했다.

 

그 시절 학생들이 으레 그렇듯 내가 게임을 주로 접하는 루트는 한국에서 정식으로 서비스를 하는 사이트이거나 아니면 음지의 불법 복제판이었다.

 

역전재판, 목장이야기, 젤다의 전설과 같은 불법 복제판으로 많은 게임을 접하면서 내 취향의 게임은 점점 MMORPG에서 다른 쪽으로 변해갔다.

 

역전재판을 즐기며 추리의 짜릿함을 깨닫게 되었고,

 

목장이야기를 통해 나만의 농장 혹은 비슷한 무언가를 키우는 것에 대한 재미를 알게 되었으며,

 

젤다의 전설을 통해 거대한 악과 싸우는 '영웅에 대한 이야기'를 동경하게 되었다.

 

물론 그걸 전부 알게 됐을 때는 고등학생을 바라보던 시점이라 남들이 중2병이냐며 놀림을 받을 수도 있었기에 겉으로 티를 내지는 않았지만 그런 영향들로 인해 내가 게임을 고르는 포인트가 점점 구체적으로 변했다.

 

이야기가 있고, 성장이 있으며, 머리를 쓰게 만드는 그런 게임들을 선호하게 되었다.

 

아마 이 경향은 앞으로 바뀔 것 같지는 않다. 요새 나오는 게임들 중에는 이런 내 감성을 충족시켜줄 게임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 속에서 진주를 찾듯이 게임을 고르는 것이 너무 즐겁다.

 

시간이 많지 않아 요새는 게임을 하루에 많아야 1시간 정도 하는 수준이지만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게임이 좋다.

 

내가 게임 개발을 공부하기로 마음 먹은 계기 또한 이 마음에서 발했다. 내가 생각하는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그 사람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었다.

 

앞으로 많은 어려움과 고난이 있겠지만 부디 지금 이 마음 잊지 않고 꿋꿋하게 노력할 수 있는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

 

두서 없는 이야기였지만 우선 내 첫 번째 이야기를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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